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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대하는 사람들에게/훈련소에서

훈련소 입소 전 꼭 알아야 될 것 (2)

이번 편에서는 입대 후 입영 심사대에서 논산훈련소로 넘어간 뒤에 대해 다뤄보겠다.

이전 글을 안본 사람들은 꼭 보고 오길 바란다.

2021.09.25 - [입대하는 사람들에게/훈련소에서] - 훈련소 입소 전 꼭 알아야 될 것 (1)

이 이야기는 2021.04.05 입대를 한 필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글입니다.

당신은 통제에 따라 막사 즉 생활관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곳은 2층침대가 2개씩 붙어서 각 모서리마다 총 4개의 침대씩 있어 16명이 들어왔다.

12:00을 조금 넘겨 일찍 들어간 필자는 앞번호를 부여받아 5번 훈련병이었다.

2층 침대를 기준으로 보통 홀수가 아래 침대 짝수가 2층 침대를 사용했다.

들어오자마자 저녁시간이 다 되어 일단 식사부터 시작했다.

입소를 한 후에는 약 2주간 격리가 진행되기 때문에 마스크를 내려서도 안되며, 식사 간 대화를 나누어서도 안된다.

때문에 식당도 갈 수 없었기에 격리기간 동안은 생활관에서 밥을 먹어야 했다.

각 생활관에는 사람 수에 따라 식판이 책상 위에 놓여져 있었다. (한 생활관에 8명인 생활관도 존재한다. 이 생활관은 한편에 소대장 실과 분대장들이 한 명정도 잘 수 있는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

책상 위에는 비닐이 돌돌 말려있었다. 그 비닐을 식판에 씌어 먹고, 음식물이 식판에 묻었으면 공용 물티슈로 닦아내며, 남은 음식물은 한 비닐에 모아놓는다.

(이는 훈련소에서 사격장을 가거나, 슈류탄을 던지러 가거나 막사에서 멀리 이동했을 때 식사 추진이 훈련장으로 오게 되는데 그때도 동일하게 식판에 비닐을 씌어서 먹는다.)

4월에 입대한 나는 민들레씨와 흙먼지가 날리는 곳에서 먹었다.

(또 자대에 와서도 가아끔 훈련 때 식사 추진을 통해 점심을 해결할 때가 있는데 그때도 식판에 비닐을 씌어서 먹는다.)

그리고 식사시간이 끝나면, 사용한 비닐 쓰레기와 남은 음식물들을 수거하러 돌아다닌다.

하지만 첫날의 경우에는 많이 바쁘기 때문에 전투식량, 일명 쩐식을 먹게 된다.

구 쩐식은 쌀밥, 콩밥, 소세시 볶음, 볶은 김치 등 다양한 팩을 뜨거운 물에 데워서 준다.(1형)그리고 신식은 줄을 당기면 자동으로 데워진다고 하는데 자대에 와서도 먹어본 적이 없다.(3형 즉각 취식형)우리가 먹은 쩐식은 밥에 뜨거운 물을 붓고 안에 양념을 비벼 먹는 것이다.(2형, 가장 많이 먹음)참고로 맛이 있진 않은데, 훈련소 때는 항상 배고파서 맛있다.그렇게 저녁을 먹은 후에는 따뜻한 물로 샤워를 못하고 화장실도 통제된 채로 자게 된다.

화장실은 격리기간 내내 생활관 별로 돌아가면서 이용을 하게 되는데, 하루에 약 3번 정도 이용했던 것 같다.

하지만 원할 때 갈 수 있는 것도 아니며 한 두 명씩 화장실을 이용하기 때문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또한 손을 씻을 수 있는 곳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도 않아, 생활관서 식수로 보급된 생수통을 챙겨가 손을 씻어야 하는 경우도 많다.

당시에는 손소독제뿐이었다.

입소를 한 후에 손도 못 씻고 잔다는 건 당시에는 크나큰 괴로움이었다.

세안 세족은 1차 pcr결과가 나오는 3일 정도 후이며, 샤워는 2차 pcr결과가 나오면 할 수 있었다.

그래도 요즘은 훈련소에서 청결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많이 변했다고 하니 큰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다.격리 기간에도 약 24시간을 생활관 안에서 보내며 교육도 생활관 내 IPTV로 진행이 되는데, 되돌아보면 격리 때가 제일 꿀이었던 것 같다.

밥 먹고, 책 읽고, 편지 쓰고, 몰래 자고, 동기끼리 맨몸 운동하고,,,

처음 격리가 풀리고 밖으로 나가자 모두 좋아했지만 그동안 못했던 훈련까지 몰아서 하기에 매우 바쁜 일상을 보내게 되는 것이다.필자가 알기로는 우리가 수료를 할 때 즈음 약 5월부터는 샤워나 세안 세족 통제가 빨리 풀리는 것으로 바뀌었다고 들었다.그것만으로도 아마 훈련병들은 큰 걱정은 안 해도 될 것이다.

필자가 생각하는 논산훈련소는 사람이 엄청 많다는 것이다.

사람이 많으면 대기 시간도 길어진다.

한 명이 화장실을 1분 쓴다고 해도 한 생활관이면 16분이고 13 생활관 모두 돌고 다시 우리 차례가 오려면 208분이다.그 사이사이에 분대장이 소독도 하고 1분 안에 끝난다는 보장도 없으니 엄청 길다.밥, 샤워 모두 동일하다.심지어 훈련 출동도 엄청 오래 걸린다.보통 신병교육대가 논산훈련소보다 좋다고 하는데 가장 큰 이유가 사람이 적어서이다.논산은 사람이 많은 것을 제외하면 괜찮은 편이라고 말할 수 있다.오늘 훈련소에 입소를 하고 어떻게 돌아가는지 맛만 살짝 봤는데 다음에는 입대 전 필요한 준비물이나 어떻게 훈련이 이루어지는지 등 미필이라면 궁금해할 것들에 대해 점차 다양하게 다루어 보도록 하겠다.